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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리 페르소나

by ˛,∽ 미야옹 2023. 1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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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故 설리 주연의 단편 극영화 ‘4: 클린 아일랜드’와 장편 다큐멘터리 영화 ‘진리에게’ 총 2편으로 구성된 ‘페르소나: 설리’가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습니다. 

배우이자 아티스트인 故 설리는 ‘페르소나: 설리’를 통해 그동안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았던 모습을 공개하며 그녀를 그리워하는 모든 이들에게 위로를 전합니다.

'4: 클린 아일랜드'는 세상에서 가장 깨끗한 곳 '클린 아일랜드'로의 이주를 꿈꾸는 '4'가 죄를 고백해야만 통과할 수 있다는 기묘한 입국 심사장에서 어느 특별한 돼지의 이야기를 꺼내놓으면서 시작되는 단편 극영화로 어떤 마음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각본은 영화 ‘소원’과 드라마 ‘인간실격’ 등을 집필한 김지혜 작가가 맡았고 연출은 다수의 뮤직비디오와 영화 ‘우리 집에 왜 왔니’ 등을 연출한 황수아 감독과 각본을 쓴 김지혜 작가가 공동 연출을 맡았다.

설리는 안타까운 처지에 놓인 '돼지'에 자신의 모습을 투영해 연기하고 독백했습니다. 설리는 "순리대로 착하게 살면서 아무것도 뉘우치지 않는 사람하고, 계속 나쁘게 살면서 그때마다 자기 잘못을 시인하고 참회하는 사람 중에 누가 천국 가는 데에 더 유리한가요?"라고 묻고는 "저는 최소한 하나님이 후자를 더 사랑하실 것 같아요. 죄가 있어야 하나님을 믿는 거죠. 죄가 없는 존재는 하나님을 알 수가 없죠. 알 필요가 없으니까"라고 말했다. 설리의 눈가엔 눈물이 고여있었습니다.

 

'진리에게'는 배우이자 아티스트로서의 설리와 스물다섯의 최진리가 그 시절 느꼈던 다양한 일상의 고민과 생각을 인터뷰 형식으로 전하는 다큐멘터리 영화로 설리의 유작 '고블린' 수록곡 중 하나인 '도로시'를 모티브로 삼았습니다.

 

연출은 영화 ‘논픽션 다이어리’ ‘밤섬해적단 서울불바다’ ‘눈썹’ 등을 통해 다수의 영화제를 통해 연출력을 인정받은 정윤석 감독이 맡았습니다. 

연출자가 "아이돌도 노동자라고 생각하냐. 아이돌도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냐. 최저임금, 근무 보장시간 등"이라고 질문했고, 설리는 "네"라며 "제발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그런 측면에서 아이돌은 노조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냐"고 묻자 설리는 "있어야 되죠. 아 열받아"라고 격하게 반응했습니다.

설리는 "제가 연예인을 하면서 제일 많이 들었던 얘기가 '너는 상품이고 사람들에게 가장 최상의, 최고의 상품으로서 존재해야 한다'라는 것이었다. 사람들이 상품이라고 말하지 않아도 저를 모든 사람들이 상품 취급했다. 그 사람들의 입맛에 맞게 움직였어야 했고 상품 가치가 떨어질까봐 두려워야 했고.

저는 제 주장을 할 수 있는 방법도 몰랐고 나의 생각을 얘기해야 되는지도 몰랐고 내가 힘들면 힘들다고 얘기한다고 해서 바뀌는 상황도 아니었다. 제 주변엔 아무도 그런 사람이 없었다. '너가 스스로 선택해 봐', '너가 골라봐',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너는 요즘 어때?'. 죽을 것 같은데 아무 생각이 없는 거다"라고 털어놨습니다.

어떻게 이 스트레스와 압박을 견디면서 살았냐고 묻자 설리는 "그냥 제탓을 하고. 제가 통제할 수 있는 거라고는 제 스스로 저에게 아픔을 줄 때밖에 없었다. 스스로를 자책하고 깎아내리고 그게 제 통제였던 것 같다. 그래서 힘들었다"라고 답했습니다.

설리는 눈물을 흘리며 "(시스템이 잘못됐단)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없었다. 제가 힘들다고 얘기했을 때 엄청난 어깨 위의 짐들이 다... 그런 생각을 할 수 없었다"라며 "'매트릭스' 영화 있지 않냐. '빨간약을 먹고 진실을 알고 힘들게 살아갈 것이냐, 그냥 모르고 살 것이냐'. 모르고 살았다면 저는 행복한 삶을 살고 있지 않을까란 생각을 종종 한다"고 말했습니다.

 

'페르소나 설리'를 통해 설리는 과거와 달리 자신이 각성하고 말았다고 말했습니다. 이끌려가고 힘든 게 힘든 줄도 몰랐던 삶에서 이제 고통을 자각하고 그 또한 만만찮게 괴로움을 토로했습니다. 인터뷰 내내 문장을 잘 이어가지 못하는 모습을 보며 생각이 많았음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게 설리의 마지막 모습이었습니다.

 

한편 배우이자 아티스트인 설리는 2019년 10월 14일 스물 다섯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 유작인 ‘페르소나: 설리’는 그동안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았던 모습을 공개하며 그녀를 그리워하는 모든 이들에게 위로를 건넬 전망입니다. 

제작사 측은 “우리에게 최진리(설리)는 좋은 배우였고 좋은 사람이었다는 것을 그의 신작이자 마지막 작품인 ‘페르소나: 설리’를 통해 알려주고 싶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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