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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빈대 포비아 전국으로 확산

by ˛,∽ 미야옹 2023. 1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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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서 빈대 목격담이 속출하면서 유학생과 교환학생이 많은 서울 대학가에도 ‘빈대 포비아(빈대 공포증)’가 번지고 있다. 앞서 대구 계명대 기숙사에서는 한 대학생이 빈대에 물려 고열을 호소했는데, 대부분 대학들이 기숙사 실내와 침대를 한 달여 뒤인 방학 중에 방제하겠다는 방침 이어서다.

10일 서울 지역 대학 비공개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빈대에 대한 두려움을 호소하거나 퇴치 방법을 묻는 문의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벌레를 발견했는데 이것이 빈대인가요’‘기숙사 룸메이트를 통해 빈대가 제 침대로 옮겨올까 걱정됩니다’ ‘빈대가 걱정인데, 살충제는 어떤 것을 사야 하나요?’ ‘아마존으로 해외에서 책을 주문하려는데 빈대가 딸려올 가능성이 있나요?’ ‘대학에서 전체 소독을 안 한다는데 학생회가 나서야 하는 것 아닌가요’ 등이다.

불안감을 넘어 혐오를 조장하는 유언비어도 퍼지고 있다. 일부 학생들은 ‘외국인들을 기숙사에 수용한 잼버리 때문에 동시다발적으로 빈대가 나오는 것이다’ ‘외국인 때문에 동아시아에 빈대가 출몰하는 것이다’ ‘외국인 밀집지역인 용산이 빈대천국이다’ ‘외국인을 강제로 검사하지 않는 이상 빈대를 못 막는다’ 등의 글을 올리고 있다.

10일 현재까지 서울 소재 대학 기숙사 중 빈대가 확인된 곳은 없다. 앞서 교육부와 서울시는 서울 소재 대학에 ‘학생들에게 빈대 주의 안내를 하라’는 취지의 공문과 빈대 식별 및 방제법을 담은 ‘정보집’을 보냈다. 대학들은 상위기관 방침에 따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문화일보가 확인한 11개 대학 중 당장 전수조사나 특별방역에 나선 곳은 없다. 대부분 연 4~6회 기숙사를 정기방역 하기 때문에, 일부 대학을 제외하고는 돌아오는 정기점검 일자에 방역을 강화하거나 학생들이 기숙사 방을 비우는 방학 시즌에 실내 방역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서울시립대 등 일부 대학 기숙사에서는 빈대 오인 신고가 접수돼, 해당 기숙사방을 ‘원포인트 검사’한 뒤 방역조치를 했다.

서울시립대는 오는 15일부터, 경희대는 17일부터, 명지대는 11월 중 기숙사 방을 비우고 방마다 살충제를 치는 빈대 방역을 할 계획이다. 한국외대는 12월 23~25일, 성균관대와 고려대는 12월 중에 기숙사를 비우고 빈대 방역을 한다. 연세대는 내년 2월에 빈대 방역을 할 방침이며, 그 외 대학은 미정이다. 한 대학 관계자는 "상황을 24시간 예의주시 하고 있지만, 학생들로부터 빈대 발견 신고가 들어오기 전까지는 전수조사나 특별방역이 어렵다"며 "독한 빈대약을 쓰려면 기숙사 방을 비워야 하고, 강제로 소독을 할 경우 오히려 민원이 우려된다"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대학 관계자는 "어떤 살충제가 적합한지 회의 중"이라며 "훈증 소독 방식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기숙사를 사용 중인 한 대학생은 "빈대 의심 신고가 계속 나오고 있는데, 정작 빈대에 물린 학생이 나타나야 침대 소독을 하겠다니 안일하게 느껴진다"며 "주변에서도 빈대 때문에 불안해하는데 학생회에서도 학교 측에 방역을 요구하지 않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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